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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혀니

소심, 집요, 까칠한 주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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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내 고향 2008/09/16 02:41

할머니 생각


우리 할머니는 전쟁통에 부산으로 오셔서 
환갑이 지나도록 자갈치에서 장사를 하셨다.

1987년 최루탄이 매섭게 터지던 대학가 하숙집
(그 때 어머닌 대학가에서 하숙집을 했었다.)

할머니가 쓰러지시고,
위암 말기라는 걸 알게되었다.
늘 속이 더부룩하다고 하셨지만 그저 소화제로 해결될 줄 알았던... 
 
78의 연세로 그렇게 발병하고 몇 달 안되어 돌아가셨다.
난 그 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막 전학을 와서는 모든게 다 힘들던 때였다.

나에게 1987년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해이다.
대학가 한복판에서 치열한 현장을 목격했고,
하교길은 언제나 최루탄 때문에 펑펑 울어야했고,
전학을 했는데 선생님이 노골적으로 날 싫어해서(엄마가 학교에 안오신다는 이유로) 정말 힘들었던 한 해였고...
그리고, 할머니도 돌아가셨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목 놓아 통곡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아빠도 우는구나. 울줄 아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난 서른이 되었고,
할머니가 가신지도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동생은 아직도 가끔 이야기 한다.
"할머니가 물 떠다 달라그랬는데, 학원 갔다와서 떠다 준다고 그러고 나갔던 일이 아직도 미안해."라고...
나도 말 못할 미안함을(사건이라 불러도 좋을만한)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
정말 아직도 너무 죄송스럽다.

할머니는 병상에서 세례를 받으셨고, [마리아]라는 세례명도 받으시고 돌아가셨다.
집에서 3일을 계시다(그 때만 해도 다들 집에서 장례를 치뤘다.)
그리고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르고,
할머니는 양지 바른 곳에 묻히셨다.

정말 아낌 없이 다 주고 가신 할머니신데...
난 명절에나 할머니를 떠올린다.

그냥 오늘은 할머니가 마구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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