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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혀니

소심, 집요, 까칠한 주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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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2008/03/26 12:46

소심한 주현씨의 초 소심한 일본유학 일기 ①

이 카테고리의 포스트는 연합뉴스 한민족센터에 올리고 있는 글입니다.

 

‘예쁘지 않은 여자. 스물여덟. 지방대 졸업. 사회경험 3개월’ 이게 나의 이력의 전부.

스물여덟이나 먹은 나는 아직 사회에 갓 나온 ‘애송이’였다.

나는 친구로부터 ‘A형 보다 100만배 소심한 AB형’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정말 소심한 인간이다. 세상 걱정을 혼자 다 짊어지고 가는 듯한 ‘걱정쟁이’.


소심한 나는 유학준비 과정도 초소심 초까칠 이었다.


먼저 가 있는 동생이 도움을 받았던 유학원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고 추천 받은 학교들을 각종 유학커뮤니티에서 모조리 검색해 경험담이나 댓글 하나까지 다 읽어나갔다.
그리고 결국 결정한 학교는 그 중 졸업생의 불만이 가장 적었던 학교였다.
학교의 선택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이라고 생각한다.

방 고르는 일도 소심. 까칠.
모르는 사람이랑 같은 방을 쓰면 하루도 맘 편하게 못 지낼 것 같아서 부모등골 빼 먹는 줄도 모르고 원룸을 선택했다.

그리고 전철 ‘갈아타기’라는 걸 부산에만 살아온 난 해 본적이 없었다. (당시에 부산에도 2호선이 생기긴 했었으나 이용해 본적이 없었다. 지금은 3호선도 있다.) 동경지하철노선도만 봐도 멀미가 나는 … 학교 다닐 일도 걱정이었다.

그래서 또 소심한 선택. ‘학교까지 안갈아타고 한 번에 가기’ 그래서 결국 학교에서 치요다선으로 50분 거리에 있는 원룸에 들어갔다. 그리고 1년3개월을 살았다.
그 땐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태어나서 가장 후회되는 바보 같은 일’ 이 바로 이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번에 자세히)

2005년 1월 4일 드디어 동경으로 떠나는 날.


1997년에 큐슈에 한 번 다녀온 것이 나의 해외여행의 전부였다.

‘떨린다. 입국 심사대에서 걸릴 것 같다.’ 라는 걱정으로 [부산->서울->동경]코스를 선택한 것. 인천공항에서 유학원 인솔자와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날 나는 정작 그 인솔자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서울 팀이 짐을 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결국 난 ‘미안해요. 비행기 안에서 만나요’라는 대답을 들었고, 혼자서 국제선 갈아타는 게이트로 향했다.

그 날 혼자 걸었던 길고도 길던 그 무빙워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고독하고 걱정스러운 길이었다.

비행기에 올랐더니 난 2층으로 올라가란다.
이코노미 였으나 아마 자리가 없어서 그렇게 된 듯 하다. 나의 행색이 동남아사람 같았는지 승무원이 영어를 쓴다.

“업스테얼즈”라고…
3초간 당황. ‘뭐지? 뭐라는겨?’ 언니야가 손짓을 한다. 위로 위로~~ ^^;

낑낑거리며 위로 올라가니 별천지다. 촘촘히 끼어 앉아 있는 아래층과는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 '프레스티지석'이라고 하나?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 그 자체. 평생 못해볼 경험을 한 듯.

결국 우리 유학원 일행 때문에 비행기는 몇 십분이나 늦게 이륙을 하고 말았다.
나중에 같은 반이 되었던 친구들이 그 날일을 자주 이야기 하곤 했었다. 그런 것들도 다 추억이 되는 것 같다.


비행기가 뜬다.


동경으로 날라간다.


길다. 길다. 지겹다. 긴장해서 잠도 안 온다.


옆자리 일본인 아저씨가 맥주를 마신다. 토할 것 같다.


긴장해서 밥도 패스했다.


거의 세시간이 다 되어서 나리타에 도착했다.



도착을 해서 입국심사대로 내려가는 계단 정면에 붙어있는 말 한마디가 나의 눈과 마음을 끌어 당겼다.

그리고 그 말은 일본에 있는 동안 내내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처럼 가슴 속에 남아 있었다.

그 말은 바로 「おかえりなさい」(오카에리나사이 : 잘 다녀오셨습니까)라는 말이었다.

「ようこそ」(요우코소 : 어서오세요)라는 말 보다도 더 강한 인상.


‘일본인 이라면 저 말에 감동하겠지? 집에, 고향에 돌아온 따뜻함을 느끼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아! 내가 외국에 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학생활 내도록 나를 지탱하게 한 말 한마디 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외국인이다. 최대한 조심하고, 부끄럽지 않게 생활하자.’
‘언젠가 입국장에서 저 말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이 곳 사람들과 섞여서 잘 살아가자.’라는 …

하하 물론 이렇게 생각하고 살 만큼 훌륭한 인간은 아니었습니다만 어쨌든 저 말 한마디가 저의 유학생활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이야기도 다음에 자세히)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괜히 쫄았다는)

짐을 찾아서 나가니 동생이 나와 있었다. 동생과 함께 [아야세]라는 차갑고 삭막해 보이는 동네로 갔다.


두려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일본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하였고, 드라마를 죽도록 보고 간 나였지만 생활하려 하니 아는 게 없었다.
말 한마디가 제대로 안나오더라.

동생은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함께 살지 않았다. 그래서 이틀 후에 헤어져야 했고, 나는 정말 혼자였다.

유학 준비하면서도 한 명도 사람을 사귀거나 하지 않았었다. 한국인끼리 어울릴까봐 두려웠기 때문에… 처음엔 너무 외로웠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초 소심한 유학일기는 다음편에서 계속 하구요. 몇 가지 덧붙입니다.



일단 꼭 알고 가야할 것.(여행도 마찮가지)
1. 물건을 살 때 돈을 손에 직접 건네지 않는다. 은행에 있는 것 같은 접시가 어디에나 놓여 있습니다. 동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지 손으로 직접 건네지 않는 편입니다.

2. 식당에 들어갔을 때는 종업원이 나와서 인사를 할 때까지 그대로 서 있는다. 그냥 마음대로 들어가서 아무데나 않는 게 아니고 점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몇 명이십니까? (오캬쿠사마 난메이사마데스까?)’ ‘담배는 피십니까?(오타바코와 오스이니나리마스까?)’ 등의 질문을 한 후에 자리를 안내한다.

3.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전화통화를 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한국사람

일단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저 ‘안정환’ ‘욘사마’ ‘동방신기’ 는 알 정도?
역시 중년층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한류를 좋아하는 아주머니들과 한류에는 전혀 관심 없는 아저씨들.
중년층은 한국에 대해서 그저 ‘일본보다 못 사는 나라’ 라는 인식이 많은 듯 합니다. ‘옛날의 일본을 보는 듯 하다.’라든지 ‘15년 전의 일본’이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이 말의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있는 아시아 사람들을 이런 시선으로 보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 입니다.
일일이 감정적 대응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굉장히 놀라워하는 것.

수능 치는 날의 풍경입니다.

전국의 초중고가 휴교를 하고, 회사 출근시간이 늦춰지고, 경찰차, 순찰 오토바이로 학생을 실어 나르는 풍경이 너무도 흥미롭고 놀랍다고 합니다.

그 날 하루 온 사회가 고3들을 위해 있는 것 같은 그런 풍경이 너무도 놀랍고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유학원에 너무 의지하거나 또 너무 믿지 마세요.

유학원은 학생에게 학교를 소개하고 학비에서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받습니다.

즉 자신들에게 유리한 학교를 소개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어느 유명유학원에 볼일을 보러 들렀었는데, 재정상태가 불량해서 2005년 1년 동안 운영자가 2번씩이나 바뀐 적이 있는데다 학생관리가 엉망이라 불만이 높았던 동경의 A학교를 그 유학원에서는 ‘지금 동경에서 가장 좋은 학교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유학을 가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부디 신중하게 판단하여 자신이 원하는 조건(도시, 규모, 학비, 연수목적 등)에 맞는 현명한 학교 선택을 하시길.


그리고 학교에 가시면 일단 출석률이 중요하다는 걸 잊으심 안됩니다.

출석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비자 연장이 안됩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출석률이 나빠져 있는 경우가 있으니 항 상 주의하실 것.



마지막으로 꼭 생각해야 할 것.


‘내가 내 나라를 사랑하듯 그들도 그들의 나라를 사랑한다’ 라는 것.

민감한 내용의 대화일수록 감정적인 대응은 피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하여간 일본놈들은!’ 이라는 생각은 절대로 버리시고 시작하시길.

아울러
‘한국놈들은 이래서 안돼.’ 라는 생각도 버리시구요.

그렇지 않음 불행한 유학생활이 됩니다.


성공적인 유학생활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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